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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106주년을 맞은 3·1절, 광화문 등 서울 도심에서 탄핵 찬반 대규모 집회가 동시에 열리며 총 14만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왔다. 정치권에서도 여야 정치인들이 각각 찬반 집회에 참석해 시민들을 독려했다.
전국에서 관광버스 등을 타고 상경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날 오전부터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는 광화문과 여의도 일대로 모여들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 별내신도시 미분양 본)와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는 1일 오후 1시께부터 광화문역 앞에서 '자유통일을 위한 국민대회'를 열었다. 보수 단체인 세이브코리아도 같은 시간대 여의대로 인근에서 '국가비상기도회'를 열었다.
오후 2시30분께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광화문 6만5000명, 여의도 5만5000명이이 모였다. 주최 측은 각각 10만명이 집회에 참여한다고 숨김파일및폴더표시 신고했다.
광화문역 일대에는 지방에서 상경한 관광버스가 빼곡하게 들어섰다. 일부 집회 참가자는 '용인 제1호차', '부산22B' 등 지역명이 적힌 깃발을 들고 있었다. 동화면세점 인근 도로는 통행할 수 없을 정도로 인파가 모였다.
지지자들은 '자유민주주의 회복', '사기탄핵 원천무효', '이재명 구속', '주사파 척결 신차 카드할부 ', 'STOP THE STEAL(부정선거 멈춰라)'이라 적힌 손팻말과 태극기·성조기를 흔들었다. "탄핵 각하", "대통령 복귀" 등 구호도 외쳤다. 여의도에는 민주당의 위헌정당해산을 위한 서명운동 받는 부스도 보였다.
윤 대통령 국민변호인단장을 맡은 석동현 변호사는 광화문 집회 연단에 올라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향한 인사말을 전했다. 야근수당 그가 "대통령께서 집회 소식을 듣고 한없는 감사의 표정을 지으셨다. '나는 건강하다. 잘 있다'는 인사를 전해달라고 당부하셨다"고 말하자 군중 속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헌법재판소를 해체하고, 대통령을 즉시 석방해야 한다"고 외쳤다.
여의도 집회에는 국미의힘 국회의원들이 연단에 올랐다 국민카드 . 나경원 의원은 "이런저런 공과가 있다고 하는데, 윤 대통령은 정말 용기 있는 지도자"라며 "직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소리쳤다. 이어 "대한민국은 '좌파 강점기'에 들어서고 있다"며 "계엄·탄핵 사태로 알게 된 입법·사법·언론에 암약하는 좌파 기득권 세력을 척결하고, 우리 안에 기회만 엿보는 기회주의자들을 분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화문 집회 참가자들은 헌재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동대문구 주민 황모씨(77)는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최후진술을 들으면서 마음이 아파 눈물이 났다. 탄핵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에게 윤 대통령이 희생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헌재 문턱을 넘지 못할 거라고 예상하는 지지자들도 있었다.
여의도 집회에서는 청년층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정유회사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한다고 밝힌 손모씨(32)는 "평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집회에 나왔다"며 "한 명의 작은 뜻이 모이면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윤모씨(28)는 "나라를 지킨다는 마음으로 친구들과 함께 참석했다"며 "주변 친구들도 나와 같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보수 집회에 맞서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도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5당은 1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종로구 안국역 삼거리에서 '내란종식·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를 공동으로 열었다. 오후 4시 30분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1만8000명이 참가했다. 앞서 오후 2시께 열린 촛불행동 집회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5000명이 모였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가 연단에 올랐다. 이들은 '내란종식 민주수호 윤석열을 파면하라', '헌정파괴 극우세력 이땅에서 몰아내자', '내란동조 국민의힘 국민들이 심판한다' 등 이날 집회의 구호를 연호했다. 각 당 대표들이 발언하는 가운데 가수 강산애의 공연이 이어지면서 집회는 한층 더 달아올랐다.
이 대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주권자 국민을 배반하고 민주공화국의 기본질서와 가치를 부정하는 세력이 있다"며 "보수의 탈을 쓴 채 헌법과 법치를 파괴하는 이들을 넘어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핵 촉구 집회에 나온 시민들은 탄핵 반대 집회에 맞서 힘을 보태기 위해 나왔다고 전했다. 서울 상계동에서 남편과 현장을 찾은 50대 오모씨는 "탄핵반대 집회에 인원이 많아지면서 위기감을 느꼈다"며 "탄핵선고에 앞서 탄핵촉구 여론에 힘을 보태기 위해 참석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광화문에서 약 1㎞ 떨어진 곳에서 탄핵 찬성 세력의 집회가 열리는 만큼 경찰은 충돌을 방지하고자 만반의 준비를 했다. 광화문 일대에는 76개 부대 5000명이 투입됐다. 탄핵 찬반 지지자들을 분리하기 위해 경찰버스 160대를 동원하고, 차벽이 겹겹이 세워졌다. 버스정류장에는 한때 경찰이 1m 간격으로 서 있었고, 인도 곳곳에 바리케이드도 설치됐다. 경찰은 전국 기동대 97개 부대 6400명을 동원해 안전 대응에 나섰다. 경찰버스도 230대 배치됐다. 여의도에는 21개 부대 1400명이 투입됐다. 집회 장소 인근에 교통경찰 270명을 배치해 차량 소통을 관리했다.
그럼에도 탄핵 찬성 집회가 열린 안국역 인근에서 광화문으로 향하는 탄핵 반대 지지자들이 부딪히며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오후 3시쯤 경복궁 앞 횡단보도에서는 윤 대통령 지지자와 탄핵촉구 시위대 간의 언쟁이 붙었다. 서로 혐오성 발언을 쏟아내며 삿대질과 몸싸움을 벌였다.
집회로 인해 교통 통제도 이어졌다.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광화문·광화문빌딩 일대 버스정류장은 폐쇄됐고, 코리아나호텔~시청역 진행 방향은 전차로가 통제됐다. 세종대로 사거리~광화문, 세종대로 사거리~대한문 일대 역시 양방향 전면 통제됐다. 대규모 인파가 밀집하면서 오후 2시46분께부터 2시57분께까지 11분간 5호선 광화문역 상하선 열차가 무정차 통과하기도 했다.
대국본 측이 오후 4시30분께부터 진행하려 했던 행진은 안전과 교통 혼잡을 이유로 취소됐다. 대국본은 대한문, 을지로, 종로2가를 거쳐 헌법재판소가 있는 안국역 방향으로 행진할 예정이었다. 같은 시각 탄핵 찬성 측인 촛불행동이 안국역 인근에서 집회를 열어 탄핵 찬반 세력 간의 충돌이 우려됐다.



1일 오후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린 '자유통일을 위한 국민대회' 참가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기각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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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u0705@fnnews.com 김동규 서지윤 최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