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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안효정·김도윤 기자] “윤석열 영장기각!” “이재명 재판하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둔 9일 오후 1시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인근. 지난 겨울 한남동과 광화문 광장에서 퍼졌던 ‘윤 어게인(Again)’이란 구호가 여기에 다시 등장했다. 35도를 웃도는 찜통더위에도 이곳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로 붐볐다. 지지자들은 팔 토시와 선글라스, 모자 등으로 중무장한 채 태극기와 성조기를 실시간 흔들었다.
특히 법원 인근 정곡빌딩 앞은 보수성향 신자유연대와 국민의힘 평당원협의회가 개최한 집회로 인파가 몰렸다. 경찰 비공식 추산 1000여명의 지지자들이 모여 ‘사법 수호 법치 수호’ 등의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하늘 위로 들어올렸다. 당초 신고인원은 4000명이었다.



디딤돌대출 상환수수료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인근에 모인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 안효정 기자.


영장실질심사 출석 시간인 오후 2시 15분이 가까워질수록 집회 분위기는 고조됐다. 전자음악 EDM 음악에 맞춰 지지자들은 한 목소리로 “윤석열 대통령”, “영장 기각” 등의 구호를 외쳤고 부부젤라 소리에 새마을금고 채용 환호했다. 전광판에는 윤 전 대통령이 탄 차가 그의 거주지인 아크로비스타를 빠져나가는 영상이 나왔으며 사회자가 “대통령님 영장이 기각되기만을 기다리면 된다”고 말하자 일제히 ‘와~’ 하는 함성을 터뜨렸다.
성북구 주민 이모(29) 씨는 “12·3 계엄 이후부터 순차적으로 나라가 잘못되고 있다”면서 “내란이라는 이상한 프레임을 씌우고 (윤 정기예금 이자계산 전 대통령을) 탄핵시키다 못해 이제는 구속까지 하려고 한다. 윤 전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나왔다”라고 말했다. 지지자 최모(58) 씨는 “당연히 영장은 기각돼야 한다. 대통령 괴롭히기를 그만 했으면 좋겠다”면서 “부정선거 증거들이 수십건이나 있기 때문에 이재명 정부는 인정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 참여를 위해 청주에서 왔다는 호적등본 송모(61) 씨는 “윤석열은 누가 뭐래도 영원한 대통령이다. 우리 대통령을 보우하겠다”면서 “이재명이 휘두르는 칼 끝은 결국 스스로를 향하게 될 것이다. 시간이 이를 알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이 설치한 바리케이드 건너편에선 진보 성향 유튜버 10여명이 집회를 열었지만 양측간 충돌이 발생하진 않았다. 진보 유튜버들은 “김건희 구속하라” “윤석열은 감옥에 가야한다” 등의 구호를 제창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07.09 사진공동취재단


윤 전 대통령은 오후 2시12분께 남색 정장에 흰색 셔츠, 붉은색 넥타이 차림으로 서울중앙지법 4번 출입구에 도착했다. ‘석방 4개월 만에 다시 구속 기로에 놓였는데 심경이 어떠신가’, ‘오늘 직접 발언 예정이신가’, ‘여전히 특검이 무리하게 영장을 청구한 거라고 생각하시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침묵을 지켰다.
그가 굳은 표정으로 법원에 들어서자 일부 지지자들은 눈물을 보였다. 인천에서 온 전모(50) 씨는 눈물을 닦으며 “고생하시는 모습을 직접 보니 너무 속상하다. 나라를 살리려다가 저런 일을 당하신 것 아닌가”라고 한탄했다.
경찰은 지난 1월 ‘서부지법 난동’과 같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이날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법원 입구에는 안전펜스와 경찰버스 수십대로 차벽이 세워졌으며 방호 직원들이 법원에 들어서는 이들을 대상으로 일일이 신분증과 소지품을 검사했다. 경찰은 당초 기동대 30여개 부대 약 2000명을 투입하려 했지만 계획을 수정해 45개 부대 2700명 가량으로 증원했다.
서울중앙지검 입구에도 경찰버스가 촘촘히 늘어섰으며 ‘다수의 인파가 참가하는 집회·행사가 진행 중이니 경찰관의 안내·지시에 따라 달라’는 안내문이 걸려 있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심사 종료 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결과를 기다릴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늦으면 오는 10일 새벽 중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