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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일가의 집사라고 불리는 김모(48)씨가 김 여사 모친 최은순씨가 연루된 ‘잔고증명서 위조’ 사건뿐만 아니라 ‘요양 급여 부정 수급’ 의혹에서도 최씨의 각종 심부름을 도맡았던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김 여사 모친 최씨는 요양 급여 부정 수급 의혹으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판결이 확정됐다. 그런데 이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가 최씨의 각종 심부름꾼 역할을 한 사실이 곳곳에 드러난다.
청약저축담보대출한도 최씨는 2013년 동업자들과 함께 경기 파주의 한 요양병원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원래 요양병원 소유주인 의사 A씨와 분쟁을 겪었고, 법원에 의해 가지고 있던 서울 강동구의 한 부동산을 가압류당했다. 이때 해결사 역할을 한 것이 김씨다. 김씨는 2013년 10월 최씨와 함께 A씨를 찾아가 ‘계약 위반으로 발생하는 모든 손해금액을 최씨와 김씨가 책임진다’는 이행 우리은행전세자금대출방법 각서를 써주며 부동산 가압류를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2013년 3월 최씨는 이 부동산을 요양병원을 채무자로 하여 근저당권설정을 했는데, 이 역시 김씨를 통해서 한 것이었다. 김씨는 최씨가 이 요양병원 투자에 필요한 돈을 대출 받는 과정에도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최씨가 동업자들과 이 요양병원에 투자하는 과정 신혼부부국민주택기금대출 에서 병원에 엑스레이(X-Ray) 장비가 필요한 사실을 알고는 직접 이와 관련한 병원 회의에 참여하고, 엑스레이 업체를 물색해 병원 측에 소개하기도 했다.
김씨가 최씨의 경제 활동과 관련한 크고 작은 각종 심부름을 도맡으며 깊은 인연을 쌓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앞서 김씨는 최씨의 ‘잔고증명서 위조 사건’에서 최씨의 2금융권대출신용등급 부탁을 받고 잔고증명서를 직접 위조한 사실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나며 세간에 알려졌다. 그런데 최씨가 받았던 또 다른 의혹인 요양 급여 부정 수급 사건에서도 김씨가 큰 역할을 한 것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김 여사가 이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가 각종 사업을 하던 모친 최씨에게 각종 법률 작업을 도와줄 사람이 있다며 연세대 법대를 졸업 한대련 한 김씨를 소개해줬다는 것이다. 김 여사와 최씨는 2010년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EMBA) 과정을 밟으며 가까워졌다.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팀은 김씨가 최씨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김 여사 일가와 맺은 ‘경제적 인연’에 주목하고 있다. 김씨는 자신이 임원으로 있던 IMS모빌리티(옛 비마이카)에 2023년 기업들이 거액을 투자하자 자신이 가진 주식을 처분하며 46억원을 챙겼다. 이 과정에 김 여사의 개입이 있지 않았겠느냐고 특검은 의심하고 수사 중이다.
김 여사와 김씨의 관계를 잘 아는 이들은 2020년 전후 검찰이 ‘잔고증명서 위조’ ‘요양급여 부정 수급’ 등 의혹으로 수사하며 두 사람의 관계가 급격히 멀어졌다고 얘기하고 있다. 김씨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최씨에게 결정적으로 불리한 진술들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김 여사 일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김 여사는 모친의 잔고증명 위조나 요양병원 투자 내막을 모르다가 검찰 수사가 시작되며 알았다”며 “당시 김 여사가 김씨에게 ‘법률 조언을 해달란 취지로 모친에게 소개해줬더니 상황을 더 악화시키느냐’며 크게 화를 내고 둘 사이가 멀어진 것으로 안다”고 했다.
김씨의 오랜 동업자이자 IMS 대표로 있는 조모씨도 본지에 “잔고증명서 위조 사건 때 김씨가 위조 사실을 시인하며 최씨가 유죄를 받았다”며 “이 사건 이후 김 여사와 김씨의 관계가 틀어졌다”고 했다.
그러나 특검은 김씨가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김 여사 일가와 인연을 이어왔을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김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나선 2021년 1000만원의 후원금을 냈고, 이듬해 취임식에도 초청받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