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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일 치러지는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가 5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집권 자민당 정권의 향방을 가를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고 있다. 지난해 중의원(하원) 선거 참패에 이어 참의원에서도 과반 의석을 잃을 경우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의 거취 결단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선거 초반 고물가 대책을 둔 정책 대결로 막이 올랐지만, 선거가 가까워져 올수록 미국의 관세 압박 등 미국발 대외 악재가 선거판을 뒤흔드는 양상이다.
15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제 피디수첩부산저축은행 27회 참의원 선거는 지난 3일 공시를 시작해 20일 투·개표를 한다. 선거대상은 선거구 74석, 비례 50석, 도쿄(東京) 선거구 보궐 1석으로 총 125석이다. 참의원 의원 임기는 6년으로 3년마다 전체 248석의 절반씩 선거로 교체한다.



◇이시바 총리 정치 생명 걸린 선거= 기업은행 금융계산기 이번 선거는 이시바 총리의 거취 문제와 직결돼 있다. 자민당은 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에서 크게 지면서 공명당과 연립 여당을 구성해도 과반이 되지 못하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어 이시바 총리가 올해 3월 초선 중의원 의원들에게 1인당 10만엔(약 94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돌린 사실이 밝혀져 지지율이 20%대까지 추락했다.
이시바 형용사 총리는 낮은 지지율을 고려해 이번 선거 목표를 ‘과반 유지’로 내걸었다. 이번 선거에서 투표 대상이 아닌 비개선(非改選) 의석(123석) 중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 의석수는 75석이다. 이번 선거에서 두 정당이 50명의 당선자를 내야 과반(125석)을 유지할 수 있다. 현재 선거 대상 의석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자민당(52석)과 공명당(14석 현대자동차 구매프로그램 ) 총합 66석이지만, 낮은 지지율을 고려해 목표치를 현 의석보다 낮춘 것이다. 중의원 선거에서 참패한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마저 과반을 내주면 향후 법안 심사 등에 있어 야당에 주도권을 모두 빼앗기게 되면서 이시바 총리에 대한 퇴진 압박이 거세질 전망이다. 이시바 총리도 지난 2일 일본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유권자의 심판이 어떠하든 진지하고 엄중하게 신한카드대환대출 받아들일 것”이라며 총리직 사임을 시사했다.
14일 마이니치(每日)신문은 TBS TV와 함께 12∼13일 8만9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조사 등을 토대로 판세를 분석한 결과, 여당이 내건 목표인 과반 의석수 유지가 더욱 쉽지 않아졌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는 자민당과 공명당이 31∼55석을 얻을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 5∼6일 조사 당시 36∼56석 전망보다 감소한 것이다. 자민당은 예상 의석수가 같은 기간 32∼46석에서 27∼43석으로 줄었다. 마이니치는 2010년 이후 자민당이 의석을 독점했던 혼슈(本州) 중부 이시카와(石川)현의 판세 악화가 자민당의 고전을 상징한다고 짚었다. 마이니치는 공명당의 경우 기존 14석보다 적은 4∼12석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제1야당 입헌민주당, 제3야당 국민민주당, 우익 군소 야당 참정당은 의석수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참정당은 현재 의석수가 22석, 4석, 1석이다. 마이니치는 세 정당의 의석수가 각각 23∼32석, 11∼19석, 8∼17석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고물가·외국인 규제 등 공약 경쟁, 표심 잡기 ‘사활’=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은 고물가 대책이다. 여당은 국민 모두에게 일괄 2만 엔을 지급하고 아동과 주민세 면제 대상인 성인에게는 2만 엔을 추가 지급하는 안을 공약했다. 이에 야당은 “선거 목적의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야당은 한시적인 소비세 감소를 내걸었는데 이시바 총리는 “더 퍼주기에 가깝다”며 “사회보장 재원인 소비세를 감세하는 방식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견제에 나섰다.
‘보수 표심’을 공략한 외국인 규제 공약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일본인 규제 관련 기구를 이번 주 중 설치한다. 최근 자민당에서 전통적인 보수표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만큼 지지층이 외국인 문제에 민감하다는 지점을 파고든 것이다.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위법 외국인 제로’ 슬로건을 걸고 관련 정책 강화도 약속했다.
다른 보수 야당들도 외국인 규제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국민민주당은 ‘외국인 토지 취득 규제법 제정’을 약속했고 일본유신회는 ‘외국인 인구 비율 상승 억제’ 정책을 가져왔다. 강성 보수로 분류되는 가미야 소헤이(神谷宗幣) 참정당 대표는 ‘일본인 퍼스트’를 내세우며 “일본이 빈곤하게 된 배경에는 세계화가 있다”고 발언했다.
◇‘트럼프 변수’에 집권 자민당 골머리=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도 자민당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애초 이시바 총리는 미국과의 관세협상을 원만히 마무리해 정권 비판을 희석시키는 정치적 카드로 활용하려 했으나 미국이 당초 예고했던 관세보다 1%포인트 올린 25%를 일본에 부과하면서 대미 외교 실패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악화하는 민심과 야당의 공세를 고려해 방어전에 집중하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9일 지바(千葉)현 후나바시(船橋)시 거리 유세에서 미국과의 관세협상을 언급하며 “이것은 국익을 건 싸움이다. 얕보이게 둘 수 없다”고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이시바 총리는 야당의 공격에 대해서도 “서로 국익을 걸고 정면으로 협상하고 있는데 국내에서 발목을 잡는다면 어떻게 국익을 실현할 수 있겠느냐”며 견제구를 던지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관세뿐 아니라 미국과의 방위비 협상이 의제로 떠오르는 것 역시 경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최근 미국에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미·일 회담에서 방위비 증액을 언급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朝日)신문은 당초 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일 외교·국방장관(2+2) 회의를 앞두고 일본 정부가 이 같은 내용을 미국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SNS 활용 선거 마케팅 경쟁도 불붙어=각 당은 SNS를 활용한 선거 마케팅에도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일본은 ‘디지털 후진국’으로 정평이 난 데다 그간 안보상의 이유로 중국계 기업 플랫폼인 ‘틱톡’ 사용을 꺼려왔지만 최근 주요 정당들이 틱톡을 활용한 선거전에 나섰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현재 10개 정당 중 9개가 틱톡을 선거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자민당은 지난 6월 18일 틱톡 공식 계정을 개설한 뒤 40편이 넘는 영상을 게시했다. 다른 야당도 정책 홍보는 물론 당 대표 일상을 보여주는 영상으로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모습이다.
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