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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수 목욕탕에서 퇴근한다는 아닌 거예요. 것처럼2025년 4월 말부터 6월 초까지 산티아고 길 걷기를 다녀왔습니다. 중년 한국인들이 많아 놀랐습니다. 산티아고 길은 열풍을 넘어 '산티아고 현상'이 되었음을 피부로 느꼈습니다. 그 길 위의 이야기를 독자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기자말>
[김상희 기자]
어느 날 친구가 정년 퇴직한 남편에게 함께 산티아고에 걸으러 가자고 했다. 그 남편의 첫 반응은, "한국에도 걸을 데가 천진데, 뭘 거기까지 가서 걸어?"였다. 그러자 친구가 "나, 환갑 선물, 이걸로 해줘!"라며 환갑 찬스를 썼다. 결국 '산티아고 함께 걷기'는 친구의 환갑 선물이 되었다.

친구가 자기 부부랑 같이 가자고 내게 제안해 왔다. 친구랑 나는 중학 동창이니 동갑. 그렇다면 cd금리 담합 나의 환갑 선물도 자동으로 '산티아고 여행'이 되는 건가? 이렇게 해서 뱀띠 여자 둘은 각자의 남편을 끌고(?) 산티아고 길에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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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티아고 길 안내판 산티아고 길이면 어디든 만나는 가리비 모양의 길 표식


ⓒ 김상희




산티아고는 '까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면책결정 Santiago)'를 줄여 부르는 말로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 줄여서 산티아고)라는 성지를 향하는 순례길'을 말한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는 예수의 제자 중 가장 먼저 순교한 성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곳으로, 이슬람 세력의 확장으로 유럽에서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이 막히게 캠코 채용 되자 로마 교황청에 의해 예루살렘, 로마에 이어 기독교 3대 성지로 지정된 곳이다.
700년경 이베리아 반도는 이슬람의 땅이었다. 피렌체 산맥을 넘어 북진하던 이슬람을 투르-푸아티에 전투(732년)에서 저지한 이후 이베리아 북부까지 간신히 수복한 기독교 세력은 서유럽 전체가 이교도에게 짓밟힐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레콩키스타(국토회복운 능력없는사람 동, Reconquista)'를 벌인다.
성직자는 물론 일반인들도 산티아고 순례를 떠나게 된다. 죄 사함을 받겠다는 개인의 종교적 열망에 정치적으로는 이슬람의 북진을 막는다는 목적이 더해져 교황청의 진두지휘 아래 대대적으로 땅밟기가 행해졌다.
산티아고로 향하는 길은 여러 개가 있다. 그중 피레네 접경 마을인 프랑스 생장(Saint Jean Pied de Port)에서 출발해 피레네를 넘어 산티아고로 가는 800킬로의 길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하루도 쉬지 않고 25킬로씩 걸어서 32일이 걸린다고 한다.

이 길은 산티아고로 향하는 대표적 길 중에서도 가장 많이 걷는 길이다. 스페인 북부지역을 동에서 서로 관통하는 길인데 프랑스쪽에서 이어진 길이라 '프랑스 길(Camino Francés 카미노 프란세스 )'로 불린다.










▲ 산티아고길 프랑스길은 스페인 북부 내륙 지역을 동에서 서로 관통하는 길(800킬로)이다.


ⓒ 김상희




산티아고 인문학은 이 정도로 하고, 어느 길로 갈까? 우리 또한 남들이 가는 길을 선택했다. 다른 길에 비해 흙길이 많고 경치가 아름답다고 한다. 무엇보다 순례자들의 거점 마을이 촘촘히 있어 숙소를 구하기 쉽다. 대체 교통편이나 여행 편의 시설이 잘 되어 있고 성당과 중세 마을 등 볼거리도 많다.

내가 산티아고로 가는 이유 몇 가지
사실 크리스천도 아닌 내가 산티아고길에 나서게 된 가장 큰 동기는 호기심이었다. 왜 다들 그 멀리, 걷기만 하는 긴 여행을 떠날까? 한 달 넘게 800킬로를 내내 걷기만 하는 그 길에서 그들은 무엇을 보고 느끼고 돌아오는 것일까? 마침, 최근 몇 년 간 이 나라 저 나라 명소마다 점만 찍고 다녔던 해외여행이 시들해지는 타이밍이기도 했다.
그리고 트레킹은 배신하지 않을 거란 믿음이 있었다. 그동안 다녀본 국내외 여행 중 트레킹 여행이 기억에 가장 남았다. 직접 땀 흘리며 걸은 길과 그 길에서 만난 풍광과 사람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무엇보다 나를 산티아고 여행으로 끌어들인 건 저렴한 경비였다.

매일매일 '걷고 자고'의 반복이라 경비는 숙박비와 식비가 전부이고 그나마 숙박은 주로 다인실 침대 숙박이라 돈이 별로 들지 않는다고 한다. 대략 산출해 본 바로는 하루에 한 사람당 40~50유로의 경비가 나왔고 이 정도면 일반 유럽 여행의 반값 수준이다.










▲ 산티아고 순례자 산티아고 길에서 만나는 산티아고 미학, 순례자 조형물


ⓒ 김상희




여행일은 4월 말에서 5월까지 40일 정도로 잡았다. 결국, 남들이 왜 걷는지 궁금해서, 걷기 여행이 좋아서, 돈이 별로 안 든다고 해서 떠나기로 했다. 친구 부부와 우리 부부 모두 60대 초중반의 은퇴자들이다. 시간 부자인 은퇴자들에게 시간을 맘껏 쓸 수 있는 장거리 걷기 여행은 딱이지 않은가. 언젠가 매체에서 봤던 유채꽃과 야생화가 펼쳐진 길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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