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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업계의 숙원과제인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권'(Attorney-Client Privilege, ACP)이 이재명 정부에서 인정될지를 두고 관심이 쏠린다. 관련 사건이 대법원에서 계류 중이며 이를 명문화하는 변호사법 개정안도 국회에 발의돼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대선후보 시절 ACP 도입을 공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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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판례 바뀌나…"법률자문서 압수는 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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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미상환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장하원 전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 측이 검찰의 압수수색에서 변호인과 주고받은 자료가 포함된 것은 위법하다며 제기한 준항고를 일부 받아들인 결정에 불복해 검찰이 재항고한 사건을 지난 3월 소부에 배정하고 같은해 5월부터 법리검토 중이다.

검찰은 2022년 7월 장 전 대표 수사 과정에서 디스커 nh금리조정형적격대출 버리운용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장 전 대표와 임직원의 휴대전화 2대, 서버 외장하드, 노트북에 저장된 전자정보 등을 압수했다. 이 중에는 법무법인 A와 주고받은 메시지, 이메일, 문서 등이 다수 포함됐다. 이에 장 전 대표 측은 해당 압수수색 자료를 쓰면 안된다고 준항고를 제기했다. 준항고는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등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이의를 제기하는 ok저축은행 광고 제도로 법원이 준항고를 인용하면 해당 압수물은 증거로 쓸 수 없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정성화 판사는 지난해 2월 장 전 대표측이 제기한 준항고를 일부 받아들였다. 정 판사는 "압수물품 중 법무법인 A 소속 변호사가 수신인 또는 발신인인 메시지나 전자메일, A 소속 변호사가 작성한 문서는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 gs자산운용 으로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변호인의 조력을 충분히 받기 위해서는 변호인과의 사이에 비밀보장이라는 신뢰가 전제돼야 하고 법률자문을 받을 목적으로 이뤄진 의사교환에 대해 변호인이나 의뢰인이 공개를 거부할 수 있다"며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적극적으로 해석했다.
이는 기존의 대법원 해석과 달랐다. 커피창업 대법원은 2012년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로부터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에 비밀리에 이뤄진 의사교환 공개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도출할 수 없다고 해석했다. 이 판례에 따라 수사기관들은 로펌 등을 압수수색해 법률자문 문건을 확보하고 이를 재판 증거로 활용해왔다. 변호사업계는 헌법상 중대한 권리 침해라며 반발해왔다.
업계에서는 정 판사의 판결이 사실상 ACP를 인정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후 검찰은 법률에서 명문화돼있지 않은 비밀유지권을 인정할 경우 새로운 증거은닉 수단을 제공하고 변호사가 범죄도피처나 증거은닉처로 악용될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재항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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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도 ACP법제화 공약…OECD 중 한국만 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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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변호사법은 변호사의 '비밀유지의무'는 규정하지만 수사기관의 강제수사나 법원의 제출명령을 거부할 수 있는 ACP는 명시하지 않고 있다. 이에 ACP를 담은 입법절차도 진행중이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대표발의한 변호사법 개정안은 △누구든지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에 이뤄진 의사교환 내용 등의 공개, 제출, 열람을 요구할 수 없고 △이를 위반해 수집한 증거는 재판 또는 행정절차 등에서 증거로 할 수 없도록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은 검토보고서를 통해 "변호사에게 제공한 비밀이 공개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으면 의뢰인은 변호사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을 수 있고 진실을 듣지 못한 변호사는 적절한 법률자문이나 변론을 할 수 없다"며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다 충실하게 보장하고자 하는 개정안의 취지는 타당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의뢰인이 개정규정을 악용해 변호사를 통해 증거자료를 은닉하는 경우 실체적 진실 발견을 통한 사법정의 실현에는 오히려 장애가 될 수 있다"며 "ACP 도입에 대해선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충실한 보장 측면과 사법의 공정성, 실체적 진실 발견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ACP 법제화를 공약했고 관련 개정안도 이미 국회에 발의된 만큼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ACP가 없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